값싼 은혜, Cheap Grace ②
은혜를 매우 값싸게 취급하는 사람들은 은혜를 단순히 어떤 교리나 이론으로서 받아들인다. 그들이 받아들이는 은혜 속에는 사람의 마음을 완전히 변화시키는 재창조의 능력과 생명력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은혜를 죄의 용서에만 국한시켜서 생각한다. 그래서 하나님의 사랑과 그분께서 베푸신 용서하시는 은혜를 정신적으로 인정하고 동의하기만 하면, 은혜는 자신의 죄를 용서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은혜에 대한 매우 위험한 오해이다. 은혜에 대해서 이러한 가르침을 믿는 사람들은 죄를 값싼 은혜로 거침없이 덮어씌우기 때문에, 깊은 회개의 경험을 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이러한 상태의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죄와 세속으로부터 구원받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도 솟아 나올 수 없으며, 가난한 마음으로 의를 사모하지도 않게 된다. 만일 은혜에 대한 이러한 가르침이 올바른 진리라면,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사람들처럼 살아도 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은혜가 값싼 은혜라면, 인생살이에서 세상이 요구하는 바에 맞추어서 살아도 된다고 설교해야 한다. 정말 은혜가 값싼 것이라면, 우리는 깊은 자기 기만 속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게 된다.
"값싼 은혜가 그대를 덮어주고 있으므로 죄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구태여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대는 값싼 은혜 아래에서 경건한 삶을 살기를 원하는 척 할 필요도 없다. 진리대로 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라는 말도 불필요하다. 그대가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산다고 할지라도, 그대는 여전히 죄되고 이기적인 생애를 살 수 밖에 없으므로, 거룩한 생애에 대한 소망을 버려라. 은혜가 항상 그대에게 베풀어져 있기 때문에 그대가 그리스도를 믿고 받아들이는 한, 그대의 생애가 어떠하든지 간에 구원은 보장되어 있다. 은혜가 그대를 덮어주고 있으므로, 더 이상 하나님의 계명을 지킬 필요가 없다. 하나님의 은혜가 온 세상을 덮어주고 있으므로, 그대는 세상 사람들처럼 살아도 된다. 어차피, 그대는 은혜로 구원받았는데, 부흥과 개혁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구태여 세상 사람들과 조금 다른 것을 하거나, 조금 다른 길을 가는 척 하지 마라. 십자가에서 베풀어진 은혜가 그대를 구원하기에 넉넉하지 않은가? 세상에서 오는 유혹과 시험을 극복하기 위해서 고난을 당하고 극기해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생애를 세상과 구별짓기 위해서 세상을 전적으로 버려야 할 뿐 아니라, 자신을 부인하는 것을 그리스도의 지상 명령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아들의 피로써 베풀어진 은혜가 진정으로 자신에게 은혜가 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