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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들기 쉬운 커다란 환상들


삶은 “소유할 재산이나 움켜쥘 물건”이라는 생각, 사람은 “관리하거나 조종할 대상”이라는 생각이야말로 우리의 일대 환상이다. 때로 우리는 세상사가 내 생각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논리를 만들어 내려 한다. 그 환상이 얼마나 깊이 뱄는지 종종 꿈에도 나타날 정도다. 낮에는 정복하는 영웅이 될 수 없다면, 적어도 밤에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환상은 때로 우리를 자아와 자아실현을 광적으로 추구하는 길로 몰아 간다. 또한 그것은 우리를 경쟁과 싸움과 심지어 폭력의 길로 몰아 간다.

자신이 이런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은 종종 위기나 고난을 겪으면서 깨닫게 된다. 커다란 아픔이나 불가피한 슬픔 앞에서 우리는 삶에 대한 자신의 통제가 얼마나 무력하며 현실을 되돌리려는 우리의 항변이 얼마나 미약한지 깨닫는다. 이런 사건을 통해 우리는 아끼던 야망을 놓을 수 있고 아픈 몸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불가능해 보이는 결혼이나 터무니없는 직업을 탐하던 욕심도 버린다. 그리고 삶에 있어서 상실이라는 것이 단지 어느 정도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인간은 모든 것을 잃는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삶에는 삶을 초월하는 것도 있다는 느낌이 찾아온다.

이런 깨달음을 통해 우리는 세상사 속에서 자신의 낮은 자리를 확인한다. 더 이상은 자기 자신을 과장할 수 없다. 더 나아가 삶이란 살짝만 붙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에게 정체성을 부여했던 것들, 여태 꼭 쥐고 있던 자기 정체의 일부였던 것들을 내려놓는다. 끔직이 떠받들던 것들을 놓아야 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경제적 안정의 근거인 그물과 정서적 안정의 근거인 가족을 버리고 심령의 가장 깊은 갈망을 채워 주겠다고 약속하시는 예수님을 따랐다. 그 상태가 얼마나 불확실한 것인지 우리는 잘 안다. 그럼에도 기꺼이 내려놓으면 우리는 바로 그 자리에서 새롭고 놀라운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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